본문 바로가기
아동학

비고츠키(Vygotsky)의 사회문화적 인지 이론

by 가치담은 2023. 10. 1.

비고츠키(Vygotsky)의 사회문화적 인지 이론

 

비고츠키는 아동 발달에서 문화와 사회적 관계를 강조하였기 때문에, 그의 이론은 사회문화적 인지 이론으로 불린다. 그의 이론이 영어로 번역되어 서구 사회에 알려지게 된 이후, 그의 이론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고츠키가 사망한 지 6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사회문화적 인지 이론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이유는 오늘날 아동 발달에서 문화적 요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었기 때문이다. 아동이 부모, 또래, 교사, 다른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계를 이해한다는 그의 이론은 매력적일 뿐 아니라, 아동의 인지발달이 문화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비교문화연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비교문화연구는 어떤 형성이 모든 문화권의 아동에게 적용되는지 아니면 특정 문화권의 아동에게만 국한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 결과 비교문화연구 또는 다중문화연구는 아동 행동의 다양성, 어떤 특정 행동의 출현 시기와 출현순서에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인지 이론은 특정 문화의 가치, 신념, 관습, 기술이 어떻게 다음 세대로 전수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비고츠키에 의하면, 사회적 상호작용, 특히 아동과 성인 간의 대화가 아동이 특정 문화와 적절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법을 습득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한다. 아동이 성장하고 있는 그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아동 발달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비고츠키의 주장이다.

비고츠키의 이론은 특히 아동의 인지를 연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그의 접근법은 피아제의 접근법과 상당히 다르다.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인지 이론은 피아제가 간과했던 사회문화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아동의 인지발달을 이해하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인지발달의 문화적 보편성을 강조했던 피아제와는 달리 비고츠키는 인지발달의 문화적 특수성을 강조한다.

피아제는 모든 아동의 인지 바탕은 매우 유사한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그리고 피아제는 인지발달에 있어서 아동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성인의 직접적인 가르침이 중요하다고 보지 않았다. 반면 비고츠키는 모든 아동이 똑같은 인지발달 단계를 거친다고 보지 않았으며, 아동의 인지발달을 사회가 중재하는 과정으로 보기 때문에, 아동 발달의 결정요인으로서 문화를 강조하던. 인간은 이 지구상에서 문화를 창조한 유일한 종이며 모든 아동은 문화의 맥락 속에서 성장하고 발달한다. 문화는 아동 인지발달에 두 종류의 기여를 한다. 첫째, 아동은 지식의 대부분을 문화로부터 습득한다. 둘째, 아동은 문화로부터 사고 과정이나 사고 수단을 습득한다. 요약하면, 문화는 아동이 무엇을 사고하고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를 가르친다.

아동 발달에 대한 비고츠키의 견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의 인지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기능의 기원과 초기 형태에서 나중 형태로의 전환을 연구해야 한다. 혼잣말 같은 정신활동은 독자적으로는 정확하게 이해될 수 없고 오로지 발달 과정에서의 한 단계로 이해돼야 한다. , 아동의 인지 기술은 발달 차원에서 분석되고 해석될 때만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 인지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중재하는 도구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한데 언어가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비고츠키는 아동 초기에 문제해결을 돕는 도구로서 언어가 사용되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 인지 기술은 정신활동을 용이하게 해 주는 도구인 언어에 의해 중재된다는 것이다.

셋째, 인지기능은 사회적 관계와 문화에 그 기초를 둔다. 비고츠키는 아동 발달은 사회문화적 활동과 불가분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기억, 주의집중, 추론 등의 발달은 사회가 고안해 낸 언어나 수리 체계, 기억 전략을 사용하는 학습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문화에서는 전자계산기나 컴퓨터를 사용해서 계산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또 다른 문화에서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사용하여 셈하는 법을 배운다.

한편, 비고츠키는 문화적 사회적 경험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발달의 생물학적인 측면을 소홀히 다뤘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리고 근접발달영역 등의 개념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경험적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1) 근접발달 영역

비고츠키는 아동의 지적 능력을 근접발달영역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근접발달영역은 아동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인 실제적 발달 수준과 성인이나 유능한 또래로부터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인 잠재적 발달 수준 간이 영역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산수를 혼자 힘으로 풀지 못하는 초등학생에게 교사가 옆에서 조언해 주거나 힌트를 줌으로써 아동이 문제해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비고츠키는 아동이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발달의 열매로 타인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발달의 봉오리또는 이라고 불렀다.

근접발달영역의 개념은 비록 두 아동이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비슷하다 할지라도, 도움을 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한다. , 도움을 받아 수행능력이 증가하면 할수록 근접 발달의 영역은 더 넓어진다는 뜻이다.

 

(2) 비계

근접발달영역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개념이 비계이다. 비계는 아동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성인이나 유능한 또래가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고츠키는 아동의 인지발달은 자신이 속한 문화에서 보다 성숙한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이들은 아동의 인지발달을 위해 비계를 설정하여 아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동을 가르치는 동안 아동의 현재 수준에 알맞도록 가르침의 양을 조절한다. 아동이 학습하는 내용이 새로운 것이라면 직접적인 지시를 하고, 아동이 따라오게 되면 직접적인 지시 대신에 힌트를 주게 된다.

비계는 건축학에서 가지고 온 용어로써 건물을 지을 때 발판을 사용하다가 건물이 완성되면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동이 과제를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다가 아동이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면 비계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된다.

비계는 즉각적인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아동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데에도 효율적이다. , 비계는 구체적인 문제해결뿐 아니라 아동의 전반적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된다.

 

(3) 언어와 사고

비고츠키는 언어가 아동의 사고발달에 필수적이라고 믿는다. 비고츠키에 의하면, 아동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할 때 혼잣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성인들이 경우 혼잣말은 주로 마음속으로 하는 것이지만 아동들은 혼잣말을 밖으로 소리 내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큰소리로 하던 혼잣말은 속삭임으로 변하고 다시 내부 언어로 변한다.

언어가 사고발달에 유익한 것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지시를 하든 일상적 대화를 하든 타인과의 언어적 상호작용은 아동의 현재 이해 수준을 확장해 준다.

비고츠키는 아동은 의사소통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고 과정과 행동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 언어를 사용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자기 조절적 또는 자기 지시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언어가 혼잣말이다. 피아제에게는 아동의 혼잣말이 자기중심적이고 미성숙한 것이지만, 비고츠키에게는 혼잣말이 아동의 사고발달에서 중요한 도구가 된다. 비고츠키는 혼잣말을 많이 하는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사회적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믿었다. 여러 연구 결과도 혼잣말이 아동 발달에서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비고츠키의 견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고츠키는 혼잣말을 인지발달에서 자기조절을 향하는 중간 단계로 보았다. 처음에 아동이 행동은 다른 사람의 지시에 의해 조절된다. 아동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큰 소리로 혼잣말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지시를 내린다. 따라서 혼잣말은 문제해결에서 자신이 올바르게 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나기 나름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아동은 쉬운 과제보다 어려운 과제에서 혼잣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왜냐하면 어려운 과제에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를 제대로 풀었을 때보다 실수를 한 후에 혼잣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 아동이 자기 행동과 사고를 통제하는 데 언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